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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기사] (시론) 디지털연구 플랫폼 핵심 '오픈 사이언스'
등록일 : 2022-05-03 조회수 : 969

인류 역사상 절대 잊히지 않을 코로나19 팬데믹이 드디어 종식의 희망이 보이는 가운데 많은 전문가는 팬데믹이 세상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제사회가 공동 대처하는 과정에서 모든 종류의 과학적 지식(산출물)을 개방하고 공유하려는 오픈 사이언스 패러다임이 더욱 강조된 시기라 할 수 있다. 국내는 오픈 사이언스 패러다임 실현을 위해 제도·정책 및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인공지능(AI) 및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오픈 데이터의 필요성이 갈수록 중요함을 고려할 때 매우 시의적절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미국, 호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오픈 사이언스 핵심 주제의 하나인 연구데이터 공유·활용을 위해 다양한 정책 및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서는 연구데이터 공유 및 활용에 대한 정책 및 체제 구축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EU의 유럽 오픈 사이언스 클라우드(EOSC:European Open Science Cloud)이다. 이는 연구데이터와 이를 활용하기 위한 컴퓨팅 자원을 모든 연구자와 시민 연구자 등이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연구 환경이다.

기존에 소수 연구자나 기관에서 독점해 오던 연구자원(연구데이터 및 컴퓨팅 자원)을 모든 참여자에게 공유해 활용성을 높임으로써 오픈 사이언스 실현이 가능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호주, 중국, 미국, 일본 등 다수 국가에서 국가 내부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연구자원 공유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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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내외의 다양한 플랫폼, 기관, 국가 연구데이터와 컴퓨팅 자원 공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표준화된 연계 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국제과학위원회(ISC) 산하 데이터위원회(CODATA)와 국제연구데이터연맹(RDA)에서는 공통 모델 개발 및 글로벌 협력을 위한 작업그룹(Working Group)을 만들어 글로벌 이해당사자 간 조정 작업을 2021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두 작업그룹에 참여해 연구자원 연계 활용에 대한 국내 현황 및 진행 상황을 소개하고, 글로벌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연구데이터 공유·활용 관련 현황은 2018년에 마련된 '연구데이터 공유·활용 전략' 수립 이후 본격화됐다. KISTI는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인 'DataON'을 2020년에 구축 및 공개함으로써 국가 연구데이터 허브로서의 소임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데이터플랫폼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한의학연구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10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지원했으며,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각 기관은 성공적으로 연구데이터 수집·저장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며 DataON과 연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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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 DataON>

DataON은 분야별 연구데이터 수집을 위해 대형연구장비 분야 연구데이터(GSDC), AI 및 해당 분야 연구데이터(AIHub)와도 연계를 완료했다. 유럽 OpenAIRE, 호주 ARDC, 일본 IRDB 등 세계 최고 연구데이터플랫폼들과도 연계해 4월 말 현재 126만건(425GB) 연구데이터 셋을 제공하고 있다. 또 KISTI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 생명(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 구축 사업 및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 연구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등에도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어 DataON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연구데이터 및 관련 컴퓨팅 자원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연구환경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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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연구데이터 공유·활용 관련 정책이 연구데이터 수집·공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컴퓨팅 자원 공유에 대한 노력은 초기 단계로, 글로벌 선진국과 비교해 뒤처진 상태다. 이에 KISTI는 연구데이터 관련 글로벌 기구 표준화 동향과 국내 이해 당사자들의 요구사항을 통합한 한국형 오픈 사이언스 구현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1년부터 오픈 사이언스 구현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연구데이터 및 관련 컴퓨팅 자원 공유·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통 체계를 마련해 오고 있다. 이는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인 DataON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별·기관별 연구데이터 시스템의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 등을 한 곳에서 통합 검색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EU의 오픈사이언스 클라우드와 같은 한국형 디지털 연구 플랫폼을 의미한다.

플랫폼 구축을 통해 향후 구축되는 분야·기관별 연구데이터 공유·활용 시스템은 표준화된 체계를 기반으로 구축 속도 향상을 꾀할 수 있고, 다른 기관 및 분야별 연구데이터플랫폼과 손쉬운 연계가 가능하다. 또 그동안 공유되기 어렵던 특정 분야 또는 기관 서비스나 분석 알고리즘, AI, 빅데이터 기술 등이 개방된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공유·활용됨으로써 공적자금을 투입해 개발된 연구성과물의 활용성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유럽, 호주, 중국, 일본, 미국 등 글로벌 연계도 자동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글로벌 협력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구성과 확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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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 개념도>

디지털 연구 플랫폼 구축은 다양한 연구자들의 협력 및 융합 연구 활성화에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기관·분야별 전문성이 있는 연구데이터와 알고리즘·서비스 등 자원을 다른 분야의 수요자가 손쉽게 찾아 활용 및 융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연구자나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까지도 누구나 디지털 연구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창의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일례로 EOSC 'Cos4Cloud' 프로젝트는 국민과 연구자, 소프트웨어(SW) 개발자가 협업하는 대표적인 사례인데 SW 개발자가 개발한 다양한 종류의 모바일 앱을 활용해 일반 국민이 가진 스마트폰으로 환경·생물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연구 플랫폼 상에서 다양한 연구 주체의 자유로운 협력을 극대화하거나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의 융합연구 가속화가 가능할 것이다.

오픈 사이언스를 구현한 디지털 연구 플랫폼 구축은 글로벌 선진국에서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핵심 과제로, 국내 오픈 사이언스 실현 및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다. 특히 최근에 다양한 연구데이터의 저장 및 활용을 위한 플랫폼이 다양한 기관에서 구축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공유 활용 체계 구축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협력이 매우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새 정부의 국정 키워드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정책 정보를 추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부처 간 SW 장벽을 허물어서 모든 행정 서비스를 효율화하는 것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오픈사이언스 패러다임 구현인 디지털 연구 플랫폼과 일맥상통한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성공을 위해 고도의 AI 기술과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조성이 절실하다. 이들은 공공 데이터뿐만 아니라 연구데이터 및 디지털 연구 플랫폼과 매우 밀접히 연관돼 있다. 국내 과학기술 연구환경에 최적화된 디지털 연구 플랫폼 구축 및 오픈 사이언스 실현을 통해 연구 데이터를 누구나 쉽고 제약 없이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출처: https://m.etnews.com/20220502000188